5. 인천이씨의 흥기와 전성기의 고려조정

  (가) 왕실의 외척

  仁川李氏가(경원 또는 인주이씨) 처음으로 왕실과의 인척관계를 맺기 시작한것은 이허겸으로 부터이다. 허겸은 경순왕(敬順王) 부(溥)의 외손녀인 경주 金氏를 맞아(殷悅의 女) 안효국 대부인과  翰(한),  訥(눌), 　(진)을 낳았으며 그의 장녀는 金殷傅(은부)의 夫人(뒤에 안효국대부인에 봉함)이 되고 그 부인이 낳은 三女는 모두가 차례로 고려 第8代 현종의 비가되니 元成太后(원성태후)와 元惠王后(원혜왕후), 元平王后(원평왕후)로써 원성태후는 덕종(德宗)과 정종(靖宗)을 낳으시고 원혜왕후는 문종(文宗)을 낳으셨다.

  許謙은 顯宗 妃의 외조부로서 안산김씨 김은부(安山金氏 金殷傅)와의 인척관계를 맺음으로 인하여 비로소 귀족의 반열(班列)에 오르게 된다.

  許謙의 손자인 이자연(李子淵)의 묘지(墓誌)에  고(한) 장자 안효국 대부인(김은부처) 시위덕·정2종여금상(문종) 지외조모야, 기족계지자성, 실사직지원({考(翰) 長姉 安孝國 大夫人(金殷傅妻) 是爲德·靖 二宗與今上(文宗) 之外祖母也, 其族系之滋盛, 實社稷之源})이라고 함과 같이 仁川李氏 일문의 흥기는 이때부터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許謙은 그 외손녀가 고려 8代 顯宗의 妃가 되어 德, 靖, 文宗(덕, 정, 문종) 등의 여러 세자를 낳으시매 현종 15년(1024)에 상서좌복야, 상주국, 소성현 개국후 식읍천오백호(尙書左僕射, 上柱國, 邵城縣 開國侯 食邑千五百戶)를 추봉하기에 이르렀다.

  (고려시대의 종실록봉표에 의하면 公, 侯, 伯(공, 후 백) 등의 작위(爵位)는 종친이 아닌 이성봉군(異姓封君)의 신분에 따른 칭호임으로  종실과의 신분관계에서 내려진 벼슬의 칭호임을 유념하여야 할 것이다.)

  이상과 같이 이씨일문(李氏一門)은 당대의 권문귀족으로서 현관(顯官)에 누진되고 왕실의 외척으로서 영화를 누렸거니와 다른 귀족과도 인척관계를 맺는등 당대유일의 閥閱(벌열)이었다.  해주최씨(海州崔氏), 경주김씨(慶州金氏), 평산박씨(平山朴氏), 파평윤씨(坡平尹氏), 강릉김씨(江陵金氏)등을 망라하여 고려 발전기에 있어서의 일대벌족세력의 관계를 시현하였으며 고려8代 현종으로부터 17代 인종에 이르기까지 약120년 동안에 걸쳐 정치사회적으로 고려조정의 발전기와 더불어 전성기를 이루었다가 인종 중기 이후 고려조정의 쇠잔과 때를 같이한 이씨일문(李氏一門)이라 할수있을 것이며 그로부터 역사의 전면에서 멀어지기 시작하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