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종회
작성일 2010-08-28 (토)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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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성정(喚惺亭) (2)

- 고고한 선비, 임진란 팔공산 의병장 태암 의주의 학문과 충의가 깃든 정자-

2. 환성정과 무이구곡(武夷九曲)

 태암(苔巖) 이주(李輈: 1556~1604)는 환성정 기문(1582년, 선조 15년, 27세 作)에서 또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환성정의) 북쪽은 팔공산이 우뚝하게 섰는데 기암괴석과 구불구불한 산언덕이 모두 와서 떠받들고 있는 형상인데 마치 무이산(武夷山)의 대은병(大隱屛)과 같다. 주문공(朱文公: 주자, 1130~1200)의 시에 ‘청산에는 옛날과 같이 푸른 나무 많구나(依舊靑山綠樹多)’라는 구절이 이것을 말함이 아니겠는가?”

 위의 글에서 이주는 환성정을 둘러싸고 있는 팔공산을 송나라 주자가 은거한 무이산에 비유하고 있다. 무이산은 중국의 복건성 숭안현 남쪽에 있는 산이다. 대은병은 무이산의 구곡[武夷九曲] 중에서 골[谷]이 가장 깊은 제5곡(第五曲)으로 주자가 그 봉하(峰下)에 무이정사(武夷精舍)를 짓고 강학한 곳이다.(『주자대전』, 권9 詩, 武夷精舍雜詠 幷序)

 이주는 이 글에서 주자를 본받아 그의 학문을 추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다시 말하면 주자가 무이정사를 짓고 강학한 것과 같이 자신도 이 환성정에서 성리학을 연구하며 강학을 하겠다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주자는 무이산에 기거(起居)하면서 무이산의 절경을 아홉 굽이의 도가(櫂歌: 뱃노래)를 지어 나타내었는데 이것이 유명한 무이도가(武夷櫂歌) 또는 무이구곡도가(武夷九曲櫂歌)이다. 이 무이도가는 순희 갑진년(1184) 주자의 나이 55세에 지었는데 그 제목은 ‘순희 갑진년 중춘에 정사에서 한가히 거할 때 놀이삼아 무이도가 10수를 지어 함께 노니는 여러 동료들에게 주어 서로 더불어 한바탕 웃다.(淳熙甲辰仲春, 精舍閒居, 戱作武夷櫂歌十首, 呈諸同遊相興一笑)’이다. 이 시에서 10수는 구곡(九曲)을 읊은 9수와 그 머리에 있는 수장(首章) 내지는 서장(序章) 1수을 포함하여 이른 것이다.


 

 주자의 무이도가 수장(首章)과 대은병을 읆은 오곡(五曲)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무이산의 정상에는 신령한 신선이 산다는데

 산 아래로는 차가운 맑은 물이 굽이굽이 흐르네.

 이 산속의 기이한 절경을 알고자 한다면

 뱃노래 두 세가락 한가로이 들어보세.

 武夷山上有仙靈,

 山下寒流曲曲淸.

 欲識箇中奇絶處,

 櫂歌閒廳兩三聲.”

 

 오곡(五曲)에는 산이 높고 구름이 짙게 깔렸는데

 오랫동안 안개비가 내리니 평림(平林)속이 어두컴컴하구나.

 숲 속에 나그네가 있으나 사람들은 알지 못하고

 노 저으며 부르는 뱃노래 소리 중에 만고(萬古)성현의 심사(心事)가 있을 것을.

 五曲山高雲氣深,

 長時烟雨暗平林.

 林間有客無人識,

 欸乃聱中萬古心.         『주자대전』, 권9 시, 武夷櫂歌)

 위의 시는 주자가 무이산 아래를 흐르고 있는 강에서 고기잡이하는 어부에 의탁하여 지은 뱃노래로 七言絶句이다. 다시 말하면 주자는 무이산의 절경은 자신이 읊은 이 아홉굽이의 櫂歌 속에 들어 있다는 것이다.

 주자는 이 대은병 봉우리가 있는 5곡에 무이정사를 짓고 강학하였는데 강당인 인지당(仁智堂)은 이 노래를 읊기 1년 전인 순희 계묘년(1183) 4월 16일에 완성되었다. 그는 이 저사를 짓고 읊은 시에서

 

 “거문고와 서책으로 지낸지 40년

 거의 산 속에 사는 나그네가 되었네.

하루가 채 되기도 전에 띠집[芽屋]이 이루어지니

 거(居)하리라, 나 천석(泉石) 속에서.

 琴書四十年,

 幾作山中客.

 一日茅棟成,

 居然我泉石” 라고 말하고 있다.

 대은병의 아래는 5곡에서 읊은 바와 같이 넓은 평지[平林]가 펼쳐져 있고 항상 푸른 숲으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이주는 주자가 ‘수구행주(水口行舟)’라는 시에서 읊은 ‘청산에는 옛날과 같이 푸른 나무 많구나(依舊靑山綠樹多)’라는 구절이 인용하여 대은병과 같이 팔공산도 늘 푸른 숲으로 덮여 있는 것을 칭송하고 있다.
 이주는 팔공산과 금호강을 대단히 신성시하고 있는데 그가 지은 「대구 향교 이건 상량문」(1599년, 선조 32년, 44세 作)에서

 

 “들보를 북쪽으로 던지니

 금호강 한 줄기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가네.

팔공산은 세모(歲暮)에도 풍모가 늠름하니

우러를수록 더욱 높아 성인의 덕을 생각하네.”  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서 이주는 세한(歲寒)에도 늠름한 팔공산의 기상을 성인 즉 공자의 덕(德)에 비유하고 있다. [歲寒然後, 知松柏之後彫也: 『논어』, 권9 子罕, 27장] 또 위의 기문에서 “(환성정의) 동쪽은 금호강이 넓게 흐르는데 활수(活水)의 근원이 완연하여 웅덩이에 차 넘쳐 바다에 이르는 형세가 있으니, 이는 이른바 우리 부자(夫子: 공자)께서 ‘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逝者如斯夫]’라고 하는 것인저!”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는 이 금호강의 유수(有數) 또는 공자의 말씀으로 귀결시키고 있다.

 주자의 무이정사와 마찬가지로 이주가 지은 환성정도 처음에는 띠집(초가집)으로 지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정자는 처음에는 망일봉(望日峰)의 끝자락 금호강 가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가 지은 ‘금호범주(琴湖泛舟): 금호강의 뱃놀이)’라는 시는 금호강의 뱃노래로 무이도가에 비유할 수 있다.

 

 “강물은 도도히 쉬지 않고 흐르고

 물가에 가득한 거문고 소리는 고깃배 노래 소리에 화답하네.

끝에 도달하는데 어찌 옮기는 힘이 필요하겠는가?

 강 가운데 절로 떠가는 배가 가장 사랑스럽네.

 江水滔滔逝不休,

 滿汀琴韻和漁謳.

 到頭焉用推移力,

 最愛中流自左舟”                      (『태암집』)

 위의 시에서 ‘강물은 도도히 쉬지 않고 흐른다’는 것은 앞에서 말한 ‘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라고 한 것과 같은데 천도(天道)가 중단 없이 쉼 없이 유행(流行)하고 있는 도체(道體)를 말한 것이다. 그리고 ‘물가에 가득한 거문고 소리는 고깃배 노래에 화답하네.’라는 말은 금호강에서 부르는 팔공산(八空山) 아홉 굽이의 도가{公山九曲櫂歌]중의 하나인 것이다.

또 이주의 환성정 기문에는 무태(無怠)의 지명이 고려의 왕태조와 관련되어 있다는 고사를 처음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는 여기에서 ‘무태’의 의미를 고려 태조가 견훤을 토벌할 때 ‘경계하는 군사들에게 말하기를 태만히 하지 말라.(警軍日無怠)’라고 한데서 유래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왕태조가 그의 군사들에게 견훤의 군사에 대하여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말라’고 한데서 유래되었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고려 왕태조의 공산동수전투(公山桐藪戰鬪: 927년 9월, 태조 10년)이후 650여년 구전되어 온 것으로 필자의 확인으로는 이 기문에 처음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세간(世間)에는 무태의 지명에 대한 의미가 여러 가지로 회자(膾炙)되어 오는데 대부분 와전(訛傳)관 억견(臆見)이고 위 기문에서 말한 의미가 가장 정확하다고 여겨진다.


 

                                                                                        2010.7.6 유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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