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관리인
작성일 2011-05-24 (화)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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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성정(喚惺亭) (9)

-고고한 선비, 임진란 팔공상 의병장 태암 의주의 학문과 충의가 깃든 정자-

5. 환성정 제영②

2) 諸儒의 방문과 강학②

만오(晩悟) 최정한(崔廷翰: 1845~1909)은 대구 동구 봉무동에 살았는데 1887년(고종 24)에 구연우(1843~1914)와 함께 낙육재(樂育齋) 재생시(齋生試)에 합격한 거유(巨儒)였다. 최정한은 이 정자에 올라 다음과 같은 시(次喚惺亭韻)를 지었다.

“지척에 있는 성안에 티끌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깨우치고 깨우쳐 주인옹이 마음을 환기시켰네.

영웅들의 진정한 힘 알려고 한다면

모름지기 엷은 얼음 밟듯이 깊은 물가에 임한 듯 한 것을 쫓아야 하리라.

咫尺城塵了不侵,

惺惺喚起主翁心.

欲識英雄眞正力,

須從履薄與臨深.)”(『만오집』)

위의 시에서 ‘지척에 있는 성안[咫尺城]’이라는 말은 마음을 가리킨다. 다시 말하면 마음속에 티끌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주인옹이 늘 마음을 깨어 있게 하였다는 의미이다. 이를 위하여 그 방법으로 주인옹이 ‘엷은 얼음 밟듯이 깊은 물가에 임한 듯이[履薄與臨深] 조심조심하게 하였다’는 것이다. ‘리박여임심(履薄與臨深)’은 『시경』‘소민(小旻)’에 나오는 구절인 ‘여림심연(如臨深淵), 여리박빙(如履薄冰))’을 줄인 말이다. 이 말은 증자가 임종시에 인용하여 제자들에게 “조심조심하여 깊은 물에 임하 듯 엷은 얼음을 밟듯이(戰戰兢兢, 如臨深淵, 如履薄冰)” 살 것을 당부한 말로 더욱 유명하여진 말이다.(『논어』) 최정한은 위의 시에서 지금까지의 영웅들은 모두 이 성성(性性)의 마음을 간직한 분이라고 하여 후인들이 본받아야함을 말하고 있다.

면암 최익현은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1901년에 이 정자에 올라 다음과 같은 시를 지었다.

“이름난 지역 세상의 요사스런 기운 침범하지 못하고

정자의 편액을 바라보니 글자마다 마음을 환시시키네.

모름지기 선배(태암)께서 깊은 못에 임하 듯 엷은 얼음을 밟은 듯한 것을 알겠으니

어두운 방에서도 항상 밝음이 임한 것과 같이하셨네.

明區不受世氛侵,

望裏亭扁字字心.

須知先輩氷做,

暗室常知有赫臨.”(『면암집』)

최익현 역시 앞에서 언급한 『시경』의 말을 인용하여 태암 이주가 마음을 보존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한 것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어두운 방에서도 항상 밝음이 임한 것과 같이 하셨네’라고 하여 수양의 높은 경지를 말하고 있다. 진사 긍재(兢齋) 이병운(李柄運)은 최익현의 이 시에 화답시(奉知勉菴次苔巖先祖喚惺亭韻)를 지었는데

“깨우치고 깨우쳐 환기시켜 뭇 사특함을 물리치니

존양(存養)의 공부가 한 마음에 달려있네.

이 편액의 이름을 돌아보면 가히 명심할만 한데

하물며 함연(函筵:면암)께서 먼 곳에서 오셔서 다시 환기시킬 줄이야.

惺惺喚卻衆邪侵,

存養工夫在一心.

顧諟扁名堪可佩,

函筳況復遠來臨)”라고 말하였다.(『긍재문집』)

이주의 9세손으로 문우관(文友觀)에 출입한 바 있는 가동(可東) 이해춘(李海春: 1865~1950)은 다음과 같이 이 정자의 원운시 2수에 차운을 지었다.

“영대(靈坮)의 주인게서 무엇을 깨우치려 하신 것인지 알겠으니

나의 선조께서 평생 게으름과 나태함을 경계한 글이네.

편액한 것이 비단 자신만을 스스로 경계한 것이 아니라

후학들을 인도하여 부지런히 권면하신 것이네.

靈坮有主可知誰,

吾祖生平戒懶癡.

扁揭非徒身自謷,

牖開來學勉孜孜.”

“한 정자가 깨우침을 세우니 밖의 사특함이 침범을 못하고

허령한 (참)마음이 자기에게 본래부터 있는 것임을 환기시키네.

어떻게 가정에 요결을 전할 수 있을지

때에 임함에 길이 생각하여 선조를 더럽힘이 없게 할진저

一亭惺立外閑侵,

喚起虛靈自在心.

那得家庭傅授訣,

永思無忝做時臨.”

위의 시는 후손으로서 선조께서 경계시킨 말을 잘 간직하여 선조를 더럽힘이 없어야 함을 말하고 있다. 위의 첫 번째 시의 마지막 운자(韻字)는 무집에는 ‘자(孶)’로 쓰여 있는데 편액에는 자(孜)로 표기되어 있다. 이 두 글자는 같은 의미로 병용하는 글자인데 편액의 목각(木刻)에 편리하도록 하기 위하여 ‘자(孜)’ 자(字)로 쓴 것으로 보인다.

9세손 국산(菊山) 이한춘(李漢春: 1880~1950)과 10세손 창간(蒼澗) 이병우(李柄遇: 1880~1950)의 시는 다음과 같다.

“뭇 사특함이 날로 서로 침범하니 스스로를 경계시키네.

구절의 말에서 오히려 선조의 마음을 알 것 같네.

밝고 밝게 반짝이는 편액을 항상 바라보며

성(誠)으로 에워싸인 이 정자에 오르니 사모하는 마음이 갑절이나 나네.

群邪自謷日相侵,

句語猶知祖考心.

板霰昭昭常萬目,

衛誠倍感此登臨)”(한춘)

“정자의 문미가 탁 틔어 세상의 티끌 침범하지 못하니

나의 선조께서 당년에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환기시키셨네.

이 정자에 오르니 후손의 사모하는 마음 일어나나니

밝고 밝으신 신령께서 근엄하게 임하신 듯 하네.

軒楣敞豁不塵侵

吾祖當年喚起心.

登此裔孫多感慕

昭昭靈若儼然臨.)”(병우)

지금까지 환성정에 관한 제영(題詠: 시)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지면(紙面) 관계상 본고에서는 태암 이주의 원운에 의거하여 지은 차운에 대하여만 살펴보았다. 그 외에 환성정에 관한 시로는 근와(謹窩) 구연간(具然侃: 1844~1916)의 차환성정운(次喚惺亭韻)과 백괴(百愧) 우하구(禹夏九: 1871~1948)의 무태이씨환성정(無怠李氏喚惺亭), 후담(後潭) 채헌식(蔡憲植: 1855~1933)의 등이씨환성정(登李氏喚惺亭) 등이 있다. (『근와집』, 『백괴집』,『후담집』) 구연간과 우하구의 시는 같은 운자(韻字)를 사용하고 있으나 원운의 운자와는 다른 운(韻)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9세손인 진사 백운(白雲) 이화상(李華祥: 1842~1915)의 환성정 여도상사가호석기공음(喚惺亭與都上舍伽湖碩基共吟)과 환성정 향향음례(喚惺亭行鄕飮禮)(『백운정문집』), 합천의 종인 추강(秋岡) 이상조(李相祖:1898~1959)의 환성정 여제종인공음(喚惺亭與諸宗人共吟) 등이 있다. (『추강유고』).

 

(환성정차운이 수록되어 있는 금우집(구연우), 돈와집(구태서) 부자의 문집)                                                    다음호에 계속 (bonw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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